방명록&공지사항 Allgemeine


  방명록은 참 안 해두면 허전하고 해 두면 자리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 썼지만 다시 해둡니다.

  최근 운좋게 이오공감에 갔는데 이오쟁패까진 되지 않으면서도 링크가 늘었습니다.
  링크 신고해주시거나 여타 남김말이 있으시면 이 포스트에 달아주세요.

  트위터 팔로잉하시면 맞팔해드림을 원칙으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는 예외로 합니다.

 


근황, 강간죄에서 저항이 요건인지.


  이글루로 글 쓸 시간은 없어도, 트위터로 드립치고 짜증낼 시간은 있는 게 오늘의 제 모습입니다.
  오프라인에선 실제로 꽤 바쁩니다. 정말 위시 '복본' 이나 '사본' 있었으면 좋겠어요.

  트위터 아이디 궁금하시면 제가 비공개댓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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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에서 저항이 강간죄의 요건이라는 리트윗을 하도 봐서 이제 질리는데,
  여기에 포스트를 쓸까 하지만 과연 그만큼 훼력을 농축할지 모르겠습니다.

  안 쓸지도 모르니 트위터에도 올렸던 핵심만 꺼내두면 저항이 있었는지는 요건이 될 수 없는데, 저항의 존부를 굳이 심사하는 것은 합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간접증거이기 때문이고, 이건 강간이 낡은 정조개념이 아니라 성적 '자기결정' 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되는 것입니다. 즉 핵심이 자기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를 한다는 데 있는 거고, 그 과정에 폭행이나 협박이 따르거든요. 그래서 의사에 반하는가를 확인하다 보니 저항했냐고 캐묻는 엉뚱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건 형법상 구성요건에서 저항을 요구하느냐는 문제가 아니라 수사나 공판절차에서 그딴 식으로 해야지만 그걸 알 수 있는 거냐는 문제입니다. 강간죄는 저항이 요건이 아니지만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여야 하고, 동의가 있으면 양해로 아예 구성요건해당성이 탈락해 무죄가 됩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화간이고, 정상적인 성행위는 이러한 법적 평가를 받습니다. 그럼 다 빠져나갈 테니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라는 요건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겠는데, 그 말대로면 국가가 성행위 그 자체를 처벌해야 하니 한민족의 대가 끊기겠죠. 폭행협박 없는 비동의간음죄 도입론은 좀 논외로 하겠습니다(개인적으론 부정적입니다).

  여튼 이거 관련해선 조국 교수님 글이 여럿 있고, 미국의 Rape shield law라는 피해자에 모욕적인 신문이나 성적 이력을 통한 증명 등을 금지하는 법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반법인 형사소송법에 규정해야겠죠. 형법해석으로는 문제된 경우 양해를 엄격히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흔히 회자되는 No means No) 피고인의 방어권 자체 즉 할 말과 방어는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성범죄자라고 해도 형사사법이 말도 못하게 찍어누르고 정신승리하는 상황이 되는 건 위험합니다. 개인적으로 흉악범죄에 폭발하는 분노나 성범죄자 얘기만 나오면 미친듯이 벌레취급하듯 도는 리트윗들이 토나오는 이유입니다.


세미나 간략 감상 Sonnette


  연말을 벤야민 세미나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이 준비해오신 바에서부터 감사드릴 정도였고,
  부족한 부분을 딱 깨우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벤야민 칵테일에 롯데리다 세트로 뒷풀이를 했으면 딱이었겠다 싶은 텍스트였죠.

  실제로 있었다면 제가 샀을지도 모릅니다.
  다음번엔 정말 예술작품이 되어 오겠습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학생인권조례 단상 Gedanke


  1.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가 결국 서울시 의회에서 가결되었다. 성소수자 등 차별금지라는 원안 취지가 살아있다면 그걸로 일단은 됐다고 생각했고,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 외엔 조례의 단계적 지위상 별 생각을 하진 않았다. 조례는 제정도 중요하지만 실효성이 생명인데 어떻게 제어할지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2.

  체벌에 대한 조항이나 질서유지 관련 조항 등을 근거로, 조례안이 법령위반이라며 문제삼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예상이 들어맞아버렸다. 교육권 침해 등으로 인한 상위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다.


  3. 

  조례안에는 구체적 내용도 있지만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선언성 조항이 많다. 물론 학생의 인권은 제한없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뚜렷하게 하고 널리 선언한 것만으로도 어디냐 싶다. 하지만 조례도 재판의 준칙인 점에서 좀 더 뚜렷할 필요가 있고, 선언성 조항만 가득할 경우 헌법에 다 써 있는 걸 쓸데없이 또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기 마련인데다, 법령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법률적합성 때문에 물러나야 한다(지방자치법 제22조).

  선언성 조항이 조례에 있을 경우 실제 구체적인 실현은 학교의 교칙에 거의 백지위임되어버릴 위험이 있다. 인권은 보편적 가치이지만, 내가 느끼는 인권과 상대가 느끼는 인권, 조직이 느끼는 인권의 질감은 다를 수밖에 없어 선언적인 학생인권조례 조항들이 더 악화를 구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좀 들었다랄까.

  개인적으로는 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켰으니 이를 딛고 학생인권기본법으로 갔으면 한다. 조항도 훨씬 손질해서 교육 관련 법률에 흩어져 있는 학생의 인권과 그 제한에 대한 부분을 전부 흡수하고, 학생의 자유와 학생의 관리 등등을 별개의 장으로 두며, 영장없는 소지품검사와 압수물의 반환거부 금지(이는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상급기관인 교육청 등의 학교에 대한 인권관리감독, 법원의 최종적 통제, 소수자차별금지 위반에 대한 직접적 제재, 학교와 국가의 의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명문의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이미 어느정도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뚜렷한 '법률' 의 수준으로 올라와버리면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며, 학생인권이 조례에서조차 간신히 통과되었다는 상황도 극복되어야 할 것 중 하나이다.


  추가 : 학생인권 관련 사안(크게는 왕따 사건 같은 경우) 공판절차 및 심리에서의 특칙도 있었으면 한다.


연말의 세미나계획 Sonnette


  몇몇 트친분들께 바람을 넣었습니다.
  흔쾌히 응해주셔서 31일 저녁 소규모 세미나가 잡혔습니다.
  벤야민의 '폭력비판을 위하여' 세미나입니다.

  아는 것은 많지 않지만 제가 법의 시각에서 바라본 바를 발제합니다.
  주화입마하지 않게 성심껏 잘 해보아야겠고, 잘 해야 또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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