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간의 유예기간을 역시 둡니다. 이글루질 한번 포스팅 안했다고 이렇게 귀찮아지리라곤... 딱히 제가 어디다 글쓸 입장도 아니니 5일 후 이 글 외에 모두 비공개로 돌립니다. 집시법 글을 더 썼었는데,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목적은 정당합니다. 다만 형사정책상 비범죄화 경향에 비추어 볼 때, 행정적 질서위반행위에 불과한 것을 징역형을 규정하고 실제로는 벌금형 약식기소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즉 수단이 적합하지 못합니다. 징역형을 선택한 것은 시위주동자를 처벌하기 위함이나, 그것은 의견을 표출하고 수렴할 수 있는 구심점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죠. 왜 의사표현이 전과기록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입니까? 또한 이러한 법적용/집행행위는 최근의 경우 공소권 남용이 될 것입니다. 공소기각사유가 되죠(판례). 그리고 굳이 폭력시위가 우려되어 처벌하고 싶으면 형법의 다중불해산죄나(실제로 거의 안쓰이고 있습니다), 폭행(아이템 들었다면 특수가중), 협박, 공무집행방해(단체나 다중의 위력이라면 특수), 강요 등의 구성요건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처벌의 정당성 여부는 논외로 하고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 촛불집회 연행되는 사람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죄도 적용된다고 하더군요. 이것은 집시법 제8조의 실효성 확보수단인 벌칙규정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면 집시법 제8조의 문제로 돌아가서, 굳이 신고를 요하느냐의 문제를 봅시다. 전 여기서도 같은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폭력집회를 처벌하는 것은, 일단 집회를 하게 한 다음 그 방식을 문제삼는 것이지만, 집회나 시위에 강학상 허가에 해당하는 신고를 요하는 것은 폭력 이전에 그 집회나 시위 자체를 허용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집회 자체가 차단되면 폭력이고 촛불이고 등장할 여지가 없을 터인데, 건전한 집회와 폭력시위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습니까?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경찰서장의 몫입니다만,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법률인 집시법이나 그 하위규범인 시행령에 규정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찰서장의 재량권은 한계가 없죠. 판단여지로만 내버려두기에는 지나친 재량이고, 사법심사가 개입하기엔 너무 늦죠. 이 때, 권리구제를 소송절차를 통해 받는다 해도,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합니다. 소송이 추구하는 이상 중 하나는, 권리구제에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특히 이것이 두드러지는 것이 민사소송법상의 확인소송과 행정소송법상 무효등 확인소송, 부작위위법확인소송과 헌법소원 - 이도 위헌성의 확인소송에 속합니다 - 입니다). 다른 수단이 있다면 그것이 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보아 사법심사는 자제되고, 그로 인해 웬만한 확인소송들은 보충성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그 보충적 구제수단으로도 실효를 못 거둔다면, 실질적인 기본권 말살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집회나 시위 등, 한 인간의 표현이나 양심, 사상과 관련되는 기본권들에 있어서는 제한이라는 것이 별로 적합치 못합니다. 헌법 제21조가 사전허가 금지를 헌법차원에서 명문으로 규정한 것은, 헌법이 제/개정될 당시 구성원 내지는 정치세력간의 핵심적인 약속임을 의미합니다. 즉 풀어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국 도돌이표가 되어 집회나 시위 자체의 상황은 그때그때에 맞는 형법상의 구성요건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입니다. 혹은 헌법학에서 소위 말하는 기본권의 충돌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이 때는 정신적 기본권들이 우선합니다. 집회나 시위로 인한 문제상황을 사전에 막는 것 역시 형법으로 가능하지 않을까요? 굳이 집시법을 존치시킨다 하더라도 사전신고제를 규정한 제8조, 옥외집회 등의 시간제한을 규정한 규정들과 위반행위에 형벌을 가하는 벌칙규정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할 것이므로 함께 위헌선언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일정 시간과 상황에 따른 기본권 제한은 질서유지 자체에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행정적 목적이 기여하는 부분이죠. 그러나 이러한 질서유지의 문제는 법 이전에 의식화의 문제가 아닐까요? 집시법 없어도 질서유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거기서 어기면 형법이 개입하면 되는 것이죠. 더군다나 공무집행방해죄에 있어서의 폭행 협박은 굉장히 넓게 해석되지 않습니까? 죽창 들고 다 때려부수는 시위대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 반대하지 않습니다(단 그들이 왜 그런 극한 상황에 치달았는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찰이 필요합니다). 대신 형벌이 무거워질 것이고, 비범죄화 경향과 표현의 자유 측면을 고려하는 양형이 필수적입니다. 이 부분에선 사건처리에 있어 법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집시법에 의한 좀 더 용이한 질서유지가 확보되지 못하는 게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먼젓번 글에 대한 반복이 되었네요. 한줄요약하면 기본권이 우선한다고 생각하고, 집시법 없어도 질서유지는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혹여 국가보안법 관련 논의가 나와도 저의 논리는 같습니다. 이 글은 불펌 금지입니다. 사견일 뿐이니, 공론화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공론화가 애초에 되지도 않을 것 같지만요.-_-; 집회에 나가지도 않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냥 읽어만 주세요. ----------------------------------- 최근 촛불집회 내지는 촛불문화제에서 연행되는 사람들의 죄목이 전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위반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법은 헌법에 위반됩니다만, 이게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선언을 받기 전엔 연행되신 분들은 거의 다 약식절차로 소액이나마 벌금형 선고를 받을 것이며, 촛불집회는 '문화제' 로 신고를 하는 우회적 방법을 써야 하겠지요. 다만 무엇 때문에 집시법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는 잘 좀 정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집시법이 나쁘다면 뭐가 나쁜지 정확히 알고 지적해야 설득력이 생기겠죠. 솔직히 말하면 집회나 시위를 함에 있어서 질서유지가 필요한 건 사실이잖습니까? 그러다 보면 집회나 시위의 자유가 어느정도 법률에 의해 제한받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제한이 지나치게 되어서, 집회나 시위를 통해 국민이 정치적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자유가 실질적으로 말살되는 지경에 이른다면 문제가 되겠죠. 헌법에서는 이를 비례원칙 위반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이 명문으로 표현하고 있죠. 최근에 인터넷을 돌다 보면 집시법이 헌법 1조 위반이라는 얘기도 있고, 헌법 10조 위반이란 얘기도 있고 가지가지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입장에선 헌법 제21조 제2항의 위반이라고 봅니다. 물론 헌법 제10조 후단의 행복추구권 위반도 얼마든지 끌어넣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너무 추상적이고 막연하기 때문에 다른 헌법상 기본권조항의 위반이 없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논리입니다. 즉 행복추구권 위반 이전에 헌법 제21조 제2항 위반이 우선하는 것입니다(헌법학자이신 교수님들께선 제정과정의 위헌성도 논의하시지만, 헌법재판소는 그것만으로는 위헌사유로 삼기 어렵다는 판례를 다른 법률사건과 관련하여 헌재 출범 초기에 내놓은 적이 있어 논외로 합니다). 헌법 제21조 제2항은 집회나 결사의 자유(시위의 자유를 이 안에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에 대한 허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 허가란 것은 강학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공권력의 허락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집회나 시위의 자유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되 예외적으로 풀어주는 것은 금지한다는 거죠. 권력자나 독재자의 입맛에 맞는 의사만 존재하게 되어 국민의 의사표명 수단이 말살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연혁적으로는 피를 먹고 자란 민주화 투쟁의 산물이죠. 그런데 집시법은 집회나 시위에 대해서는 경찰서장의 허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문에는 신고로 되어 있으나, 관할 경찰서장이 직권으로 시위 등에 대해서 금지 또는 제한통고를 할 수 있고(집시법 제8조), 일몰 후 옥외집회의 경우는 '원칙적 금지' 이고 '예외적 허용' 입니다(집시법 제10조). 집시법 8조 또한 이를 금지대상으로 하고 있죠. 강학상 허가의 원리는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법문에서 표현하는 허용은 명백한 허가에 해당합니다. 헌법 제21조 제2항의 규정과 정면으로 배치되죠. 백보 양보해서 집시법의 문구에 충실하게 신고에 따른 허용이라고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관할 경찰서장의 집시법 제8조에 따른 집회나 시위 금지처분에 대해 불복할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관할 서장이 권력에 기기 위해서 교통에 불편을 줄 것 같으니 집시법 제12조에 따라 금지하겠소 하면 그걸로 끝입니다. 이론적으로야 난 헌법과 법률에 의해 보장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당했으니 '법률상 이익' 의 침해를 이유로 집회금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이대로라면 우스운 상황이 벌어집니다. 쇠고기 고시 반대 집회를 하려는데, 행정소송 1심 끝나고 나니 어레 1년이 지났습니다. 쇠고기는 이미 수입되고 있는 상태고, 집회를 할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결국 행정소송은 법률상 이익이 없어 소각하로 끝을 맺을 겁니다(원고적격이 탈락, 행정소송법 제12조 참조). 헌법소원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보충성원칙 때문에 행정소송의 대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해선 애초에 받아주지 않으니까, 결국 집시법상 경찰서장의 집회나 시위 금지처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불복방법은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쉽게 얘기해서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는 건데, 관할 경찰서장의 처분 한 방에 집회나 시위를 원천봉쇄하게 되니 위헌이라고 할 수 밖에 없죠. 즉 제한이 지나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말살해 버린 것입니다. 한 마디로 요약정리하면, 경찰서장의 거부나 금지처분 한 방에 국민이 의사를 표명할 기회를 봉쇄해 버리는 집시법은 위헌이라는 것입니다. 굳이 추가적인 사유를 더 들자면, 집회나 시위가 노상에서 이루어진단 걸 생각해 보면, 노상에선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니까 도로교통법으로도 질서유지가 가능하고, 법체계적으로도 노상의 질서유지는 도로교통법의 몫이지 집시법의 몫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지나치게 옭아매는 과잉입법인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연행되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죄명은 집시법 위반과 더불어 도로교통법 위반이 따라오고 있다는 것이 그 논거가 될 수 있겠네요. 좀 과격하신 분들에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덤태기도 씌우겠네요. 집시법 위반은 아시다시피 형벌이 가해집니다. 징역형도 규정되어 있어요. 과잉금지입니다. 법논리적으로 정돈하면 집시법의 조항들은 헌법 제21조 제2항에 어긋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원칙 심사를 거칠 때, 집회나 시위의 질서유지라는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굳이 해결한다면 과료 정도로만 해결해도 될 것을 징역까지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무거워(더더군다나 주모자가 없는 최근의 집회에는 거의 뒤떨어진 규정이고, 정 더러우면 형법의 규정을 활용하면 될 것이지 따로 벌칙규정까지 둘 이유가 없습니다), 수단이 적합치 못하고, 경찰서장의 처분 한 방에 집회나 시위를 원천봉쇄할 수 있어 기본권 제한시 최소한도로만 침해를 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원칙에도 위반됩니다. 질서유지라는 공익을 달성하려 한다고 해도 국민의 정치의사 표명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비례성에도 어긋나죠. 따라서 집시법은 위헌이며, 즉각 폐지되어야 할 것입니다.
|
![]() by 위시 메뉴릿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푹 쉬다 오세요 ㅎㅎ
by 낭만여객 at 07/01 심심하면 이 문제를 한 번.. by 셀시아 at 06/29 더 쓴 글이 필요합니다... by 셀시아 at 06/29 위헌성에 대해 헌법소원.. by 아... at 06/09 /카스미 형법 전공입니다.. by 셀시아 at 06/04 아, 셀시아님 헌법 전.. by 카스미 at 06/04 감사합니다. 상세한 것은.. by 위시 at 06/03 참고로 제 덧글도 불펌 .. by 셀시아 at 06/03 어제밤에 써 놓은 글인데 .. by 셀시아 at 06/03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 by 셀시아 at 06/03 최근 등록된 트랙백
라이프 로그
메모장
이전 블로그
이글루 링크
나그네의 '삼국지' 쾌도난담
성우 이명선의 블로그 天體觀測 외날개 히요Heeyo WALLFLOWER 人生無쌍 Alfred's Moon night H.. 가넷의 생게망게한 방 2nd soup_box[물고기.. [아키시엘] Normal Side kayzero - 하늘에서 .. 웅? Unfinished Work ▒류온의 雪夜▒ 지구마을 불꽃사파리 Lomi 고민중. All you need is Love wind의 게임 세상 Wishmaster의 판례연습 .. 뇌세척 얇은사 하이얀 고깔은 .. 내 생각, 남의 생각 blu's Note vol.1 seah.. 다구하우스 옥탑방의 마야 ♪ 세계의 끝에서 삽질하.. 차가운사과의 나무공작소.. FREE DRAW @Neoteny - Das her.. 이상생명체연구소 77202x 신천지로 떠나는 낭만여.. 진보경제연구원(Progr.. N@head, The Lonel.. 구오스님의 이글루 바보 승리의 교육 희망 태그
|